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2020)은 관객들에게 시간여행이라는 복잡한 개념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기존의 시간 여행 영화와는 달리, 역행과 순행이 동시에 진행되는 독특한 시간의 흐름을 그려내며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그러나 영화 속의 시간 개념은 단순한 허구에 그치지 않고, 실제 물리학적 이론과도 연결된 부분이 많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테넷’에서 다룬 복잡한 시간의 이론과, 이와 관련된 물리학적 원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영화 속 시간 개념: 시간의 역행과 순행
‘테넷’은 시간의 순행과 역행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된 줄거리는 시간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테넷’ 조직과 그것을 통해 세계의 운명을 구하려는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특징은 시간이 양방향으로 흐른다는 점입니다.
시간의 순행
순행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시간의 흐름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시간의 순행에 따라 행동하고, 사건을 경험합니다. 예를 들어, 물체가 총에 맞아 터지는 순간이나, 주인공이 순차적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 등은 모두 시간의 순행으로 표현됩니다.
시간의 역행
반면, 영화에서 주인공이 마주하는 또 다른 중요한 개념은 역행입니다. 이는 특정한 물체나 사람이 시간을 거꾸로 가는 현상으로, 특정한 물리적 조건 하에 시간의 흐름을 반대로 만들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폭발한 물질이 다시 합쳐져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장면이나, 주인공이 시간을 되돌리며 사건을 해결하는 부분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역행의 과정은 특수한 장치와 시간의 흐름을 바꾸는 기술에 의해 가능해집니다.
2. 시간 역행의 물리학적 원리
‘테넷’에서 나타나는 시간 역행은 현실 세계의 물리학 법칙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영화의 주요 이론 중 하나는 물리학의 두 가지 법칙인 엔트로피와 시간의 비가역성에 대한 개념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엔트로피와 비가역성
엔트로피는 물리학에서 시스템의 무질서도를 측정하는 개념으로, 일반적으로 시간은 항상 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법칙에 따라 엔트로피는 점차 증가합니다. 그러나 ‘테넷’에서 제시된 역행 개념은 이 법칙을 일종의 역설적으로 다룹니다. 물체나 사람은 역행하는 과정에서 엔트로피가 줄어들고, 이는 정상적인 시간의 흐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이와 같은 개념은 영화에서 보여지는 시간 역행 기술이 단순한 과학적 허구가 아닌, 이론 물리학적 기초를 둔 상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엔트로피가 줄어든다는 것은 곧 시간을 뒤로 돌리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과 시간 역행
영화에서 등장하는 시간 역행과 관련된 물리적 원리는 양자역학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양자역학에서는 입자의 상태가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은 영화 속 시간 역행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의 일부 장면에서는 양자역학적 특성을 이용해 시간의 흐름을 뒤집는 장치가 등장합니다. 이는 실제 물리학에서도 가능한 이론적 실험으로 여겨지며, 놀란 감독은 이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시각적으로 풀어냈습니다.
3. 현실의 물리학과 영화의 차이
‘테넷’은 물리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많은 설정을 했지만, 여전히 과학적 허구가 존재합니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시간의 역행은 이론적으로 가능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그것이 현실에서 구현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시간을 되돌리는 장치나 물체가 반대로 이동하는 현상은 현실에서 실현되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넷’은 시간의 흐름을 다루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시간 여행에 관한 기존의 개념을 넘어서기 위해 과학적 원리를 적극적으로 차용했습니다. 영화는 과학적 사실과 공상과학적 상상력을 결합하여, 관객들에게 시간의 복잡성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4. 결론: ‘테넷’과 현실의 물리학
‘테넷’은 시간의 역행을 다루는 매우 독창적인 영화로, 현실의 물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 자체로 과학적 허구를 담고 있습니다. 엔트로피, 양자역학, 시간의 비가역성 등의 물리학적 원리를 이야기 속에 녹여내면서, 시간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액션 영화나 스릴러에 그치지 않고, 시간에 대한 깊은 사유를 유도하는 작품입니다. ‘테넷’의 시간 여행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의 흐름을 넘어서, 물리학적 관점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만약 시간의 흐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요? 이 질문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의 마음속에 남아, 시간과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냅니다.